수빈이네 여행기

담양 대나무 여행

수빈사랑 2006. 4. 23. 18:25

이번 주말에는 수빈엄마가 적극 추천한 전남 담양으로 대나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사실 예전에 담양과 화순일대로는 두세번정도 다녀온 적이 있지만, 수빈이를 낳고는 또 처음입니다. 수빈이에게 대나무에 대한 예쁜 추억을 남겨주고 싶기도 했구요.

일주일 전부터 수빈엄마가 인터넷으로 예약한 담양군 남면에 위치한 "향원당"이란 펜션겸 복합문화레져타운에서 일박하고 소쇄원과 죽녹원등을 여행하고 돌아왔지요...

자---. 이제 함께 여행을 떠나 볼까요?

 

 

 

 

 

이른아침 새벽안개 사이로 따뜻한 햇살이 방 한가득 들어옵니다.

 

저희가 묵었던 향원당의 모습입니다.

그냥 눈으로 보고만 오기에는 아쉬워서 몇장 올립니다.

 

수몰지역에 있던 100년 이상된 고택을 그대로 옮겨왔다고 합니다.

 

모든 내외장재가 나무로 되어 있어, 방안에서도 그윽한 나무향을 맡을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아침식사를 하고 나오니 향원당 이사장님이란 분이 어젯밤 서울에서 결혼식하고 이곳까지 신혼여행와 첫날밤을 묵은 신혼부부에게 잘 살라는 덕담과 함께 선물을 전해줍니다.

윗 사진에서 빨간 조끼 입고 허름하게 서 계시는 분이 이곳 이사장님인데, 고등학교(광주일고) 교장선생님으로 정년퇴임 하시고 평생 모은 사재를 털어 이렇게 4~5년여에 걸쳐 향원당을 만드셨다네요.

부인과 딸은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시라고 하구요.

써빙과 허드렛일을 하던 분들도 모두 대학원을 졸업하고 전통음식을 공부하러 온 학인들이라네요.

아침식사 끝내고 나오는 투숙객들을 모아 이곳저곳을 소개시켜주시고, 전통문화와 차문화에 대해 짧은 강의도 해주시고... 암튼 참 멋지게 사시는 분이구나 하고 느꼈답니다.

단순한 숙박시설이 아닌 한국전통문화교육원, 생태형 펜션 리조트, 문화테마박물관, 궁중 웰빙 음식체험관, 푸드데코스쿨 등등 복합레져문화타운이란 이름에 걸 맞게 보고 배울것도 많은 곳이더군요.

주소는 http://www.yesitour.com/hyangwondang 이구요, 위치는 화순온천 부근입니다.

적극 추천합니다.

다음은 부근에 있는 소쇄원으로 떠나볼까요... (향원당에서 소쇄원까지 15분정도 소요)

 

 

 

 

소쇄원 초입의 대나무 숲입니다.

4~5년전만 해도 주차요금, 입장료 같은거 없었는데, 이젠 이곳도 받을거 다 받네요. 쩝쩝...

이른아침 이슬을 머금고 맑은 향기를 내 뿜던 고요하고 짙푸른 대나무 숲도 올해 들어 전국적으로 발생한 대나무 고사병으로 인해 제 빛깔을 잃었고, 너무 고요해서 적막감까지 감돌도록 운치있던 광풍각도 많은 관람객 인파에 시끌벅적 어수선하고, 구석구석에 쌓여져 있던 쓰레기더미들...  예전에 받았던 좋은느낌만 되새기며 꼭 다시 찾고 싶어서 찾았는데...

소쇄옹 양산보선생이 3대 70년에 걸쳐 지은, 우리나라 고유의 정원과 정자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소쇄원. 어딘지 모르게 조금씩 퇴색되어가는 아쉬움에 안타까움까지 더해집니다.

 

수빈이는 뻥튀기 과자를 먹느라 여념이 없고...

 

대봉대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는 동쪽 담. 애양단(愛陽壇)입니다. 이곳은 유난히 햇볕이 발라서 한 겨울에 계곡은 아직 얼었어도 이 곳의 눈은 모두 녹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뒤쪽에 꺽어진 담은 오곡문(五曲門)이라고 하는데 소쇄구곡의 다섯번째 구비여서 '오곡문'이라고 이름 했답니다. 돌을 섞어 흙담을 쌓고 기와를 얹으며 죽 이어 오다가 이곳에 이르러 넓적한 바위에 걸쳐 다리를 놓은 후 그 위에 담을 얹은 것 입니다. 우리나라 전통 담장입니다.

건축공학에 대해선 무지랭이 같은 저도 한눈에 무언가 와 닿는 구조와 공간배치입니다.

 

매화를 심어 가꾼 매대(梅臺) 뒷담에는 소쇄처사 양공지려(瀟灑處士 梁公之廬)라는 우암 송시열선생이 쓴 글씨 판이 박혀 있습니다.

 

 

 

이곳의 주건물 격인 제월당(霽月堂)입니다.

수빈이 손에는 여전히 뻥튀기가 들려져있고...

 

제월당 아래쪽에 있는 이곳이 소쇄원의 중심 광풍각(光風閣)입니다.

제월당이 주인의 사생활 공간이라면 광풍각은 사랑방 격으로 소쇄원의 풍광을 한껏 누릴 수 있는 중심 공간이지요.

양산보는 자기의 마음이 샅샅이 닿은 이 정원을 매우 아끼어 “남에게 팔지 말고, 상함이 없게 잘 보존할 것이며, 후손의 어느 한 사람에게 물려주지도 말라.”고 유언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원형 그대로 보존된 거의 500년 전의 정원을, 그것도 전형적인 조선시대의 순수 민간정원을 우리가 볼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릅니다.

그 정신 그대로 오래동안 보존되고 이어가야 할 소중한 곳임을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계곡을 휘어감고 흘러드는 물줄기를,

 

이렇게 대통을 깍아 구비구비 흘러들이고,

 

인공으로 만든 이곳 연못까지 흘러인 쎈스(?) 운치(?)...

 

한가롭게 먹이를 먹고있는 다람쥐도 보이구요...

 

내려오는 길에 그때까지 뻥과자를 베어 먹고 있는 수빈이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몇장 찰칵...

 

 

 

 

다음에는 담양시내에 위치한 죽녹원으로 발길을 옮겨 볼까요.

 

 

 

우선 시원한 죽로수 한잔으로 목부터 축이고...

 

"우와~~~ 물맛 쥑이네예~~~"

 

수빈이가 좋아하는 곰돌이 팬더와 함께 찰칵.(팬더곰에 주식이 댓잎이라고 이렇게 조형물을 만들어 놓은 모양입니다)

 

올라가는 길에 있는 우마차도 타보고. "이랴 이랴..."

 

다음주 말부터 대나무 축제라서 그런지 곳곳에 대나무 장식품들이 걸려 있습니다.

 

대나무 솟대도 보이구요...

 

단란하게 아빠 엄마 수빈이랑 사진도 찍구요...

 

이곳에서 감우성이 나오는 영화 '알포인트'에 일부장면을 찍었답니다.

어디를 가나 괜찮다 싶은 곳은 영화의 무대로 쓰였군요.

다음엔 영화속 배경을 테마로 삼아 한번 여행해 보는것도 좋을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나무 테마길을 따라 한동안 올랐더니 수빈이 많이 힘들어 합니다.

잠깐 대나무 사이로 시원한 바람 불어오는 벤치에 앉아 쉽니다.

똘망똘망...

 

아빠의 계속되는 예쁜짓 포즈 요구에 귀찮다는 듯 한번 포즈를 잡아주네요.

"예  쁜  짓"

우리 딸래미 이쁘죠? ㅋㅋㅋ

 

뭐니뭐니 해도 전라도 여행에 빼 놓을 수 없는건 먹거리 아니겠습니다.

옛맛을 못잊어 찾아간 담양IC 앞에 있는 제일숯불갈비의 오리지널 전라도식 떡갈비입니다.

예전보다 이삼천원 비싸지긴 했지만 그래도 입에 착착 달라붙는 떡갈비의 맛이라니...

속을 한번 볼까요?

 

 

 

어때요. 드시고 싶죠?

 

 

수빈이는 피곤했는지 대구로 돌아오는 두시간여 내내 코를 드르렁 드르렁 골며 잠을 잡니다.

이번 담양으로 떠난 남도여행은 수빈이에게도 많은 볼거리와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준것 같아 내심 흐믓하고, 앞으로도 수빈이에게 예쁘고 아름다운 추억 많이 만들어 줄 생각입니다.

여러분도 이번 주말에는 소중한 가족들과 행복한 추억 만들어 보세요.

떠나 보세요.

그럼 안이 보일겁니다.

 

그리고 항상 여행을 가기전에 명심해야 할 것은 여행지에 대해 충분히 알고 가시라는 것.

어느 블로그에서 읽은 문구인데, 공감이 가서 적어봅니다.

"아는만큼 보이고, 보는만큼 느끼고, 느낀만큼 배운다."

 

황사가 지독합니다.

건강 조심하시구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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